[그것이알고싶다]949회 14.08.02방영/수면제살인미스터리(무기수 김신혜의 14년)

한밤의 살인사건, 한 여자의 자백.

2000년 3월 7일 한적한 전남의 어느 시골. 

한 바닷가의 시골 마을 버스정류장 앞에서 5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 50대 남성은 아내없이 3명의 자녀를 키운 김신혜의 아버지.


현재 범인으로 지목되어 무기징역형으로 옥살이 중인 딸 김신혜는 집안의 맏이로서 두 동생의 생활비를 보태주기도 하고, 피해자인 아버지에게 더할 나위 없이 효도를 하던 효녀였다.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서로 애정을 주고 받으며 단란하게 생활했던 한 가족에게 끔찍한 사건이 터진 것은 2000년 3월 7일.

아버지 김씨가 버스정류장 앞에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119구급대가 먼저 출발했고, 김 씨가 사망한 것을 인지한 구급대원이 경찰에 신고하게 되었다.

시신 주변에 떨어져 있는 자동차 방향지시등 파편은 뺑소니 사고임을 짐작케 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대원은 이러한 주변 정황과 피해자 김 씨에게서 술 냄새가 난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사고 현장이 조금 이상했다.

떨어져 있는 방향 지시등 파편이 너무 크고, 시신에는 사고의 흔적이 전혀 남아있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수사 담당 형사도 의문점이 많아 시신을 부검해보았다.

부검감정서에는 독실아민이라는 수면유도제에 의한 사망으로 사인이 나왔다.

사고의 피해자가 아닌 살인사건의 피해자로 바뀌는 순간이다.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다름 아닌 김 씨의 큰 딸 김신혜.

사건 당일 새벽 서울에서 자가용을 타고 집으로 내려왔는데 마을입구 검문소를 지난 시점과 할머니 집에 도착한 시점에서 약 4시간 정도의 알리바이가 발생된 것.

현재는 고인이 된 김신혜의 할머니도 절대 김신혜가 범인이 아니라고 믿고 있었다.

현재까지 살아계신 김신혜의 할아버지(100세)도 '증거없는 자백은 무죄. 억울한 누명 무죄석방'이라는 쪽지를 달력 위에 걸어 두셨다.

그러나 경찰이 김신혜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결정적 이유는 사건 2개월 전 아버지 김씨 명의로 된 생명보험을 8개나 가입했고,

증거물로 채택된 김신혜가 직접 작성한 시나리오에는 치밀한 살인 계획이 적혀 있었다.

사건 당일로 다시 거슬러 올라가 봐야겠다.

사건 전 날 6일 저녁 지인과 집에서 술을 마셨고, 김신혜가 고향에 내려온다는 소식을 듣고 지인은 돌아갔으며, 피해자 김 씨는 혼자 술을 더 마시기 위해 인근 중국집에 잡채를 주문한 사실이 중국집 주인에 의해 증명되었다.

경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김신혜는 서울 집에서 수면제 30알을 가루로 만들어 종이에 싼 후 

고향 집에 내려와 아버지 김 씨가 마실 양주에 가져온 수면제를 몰래 타 아버지 김씨에게 줬고, 김씨가 술을 마신 후 쓰러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면제로 치사량에 이를려면 100알 이상을 먹어야만 가능하다는 의문점을 제기하였다.

양주병에 각각 30알과 130알을 분말상태로 투여했을 때 사진이다.

한눈에 봐도 130알의 분말상태의 양주는 잘 섞이지 않고, 일부는 바닥에 가라앉는다.

피해자 김 씨가 이를 모르고 양주를 마시기란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



또한 현장 검증 당시 남동생이 목격한 김신혜는 어딘가 부자연스러웠고, 형사들의 욕설이 섞이는 등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김신혜는 범행일체를 부인하면서 현장검증까지 거부하게 된다.

김신혜 범행의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는 여동생 성추행 사건은 절대 있을 수도 없고, 있지도 않은 사실이라며 교도소에서 옥중편지를 대법원에 보냈으나 재심 청구 또한 기각하게 된다.

여러 사람의 진술을 종합해본 취재진은 이 사건에 김신혜의 고모부가 처음부터 끝까지 적극적으로 개입한 부분을 의심하게 된다.

방송 당시 6년 째 가족들과 연락을 끊고 지낸다는 김신혜의 여동생이 방송에 출연한다. 그러면서 당시 고모부의 강압적인 자백 요청에 김신혜가 어쩔 수 없이 응한 것이라고...

고모부는 김신혜를 장례식장 주차장으로 불러와 '남동생이 저지른 사건이다. 니가 대신 자백을 해라'라고 하자 김신혜가 이를 확인하고자 남동생에게 가려는 것을 고모부가 끝까지 팔을 잡아당겨 체포될 때까지 남동생을 만나 이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고모부에게 사실 확인을 했으나 역시나 모르쇠...

고모와 고모부를 경찰이 참고인으로 조사를 했다.

진술서에 따르면 김신혜가 범행을 자백했고, 그 이유는 평소 술을 마시고 자식들을 괴롭히고, 특히 김신혜의 여동생을 성추행한 사실이 있어 범행을 계획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김신혜에게 직접 들었다는 주장이다.

(김신혜 주장과 완전 배치되는 진술)

인터뷰에 응한 남동생은 사건 당일 본인이 김신혜에게 고향에 내려와 달라고 떼를 쓰는 바람이 이 사건과 연루된 것 같아 죄책감이 크다고 고백한다.

리뷰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방송을 보면 경찰의 수사 방식과 조사를 받은 사람들의 진술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점에 대해 지적한다.

증거물을(서울 집의 수면제를 갈았던 그릇,숟가락,노란색 행주 등) 수집하는 과정에서 김신혜의 동의 없이 압수한 점과 양주에 수면제를 탔다고 하는데 양주는 어디에 있는지 등등...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에서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10년 간 옥살이를 한 남성의 억울함을 풀어줬던 박준영 변호사가 이 사건 또한 재심 변호사를 담당하게 되었다.

김신혜는 끝까지 경찰의 압력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자백임을 14년 간 주장하고 있다.

당시 자백을 한 이유는 고모부가 남동생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이야기를 믿고 남동생 대신 감옥에 가기 위해 허위로 자백했다는 것이다.

*출처:비디오머그영상

지속적인 재심 요청에 기각했던 대법원이 2018년 10월 드디어 재심 청구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김신혜가 옥살이를 한지 18년이 지난 시간이다.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졌다고 해서 무조건 무죄로 사건이 뒤집힐 것이라고 장담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18년 간의 억울한 이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하는 것은 법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고, 정의가 구현되기를 원하는 우리 모두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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