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n번방사건총정리]창시자 갓갓,박사방 신상공개국민청원

※n번방 사건: 2019년 초부터 텔레그램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 착취 사건으로 피해자는 주로 미성년자다. 피해자를 ‘노예’라고 부르며 음란물을 촬영하도록 협박한다. ‘갓갓’이 시초였다. 그는 1번방부터 8번방까지 채팅방 8개(일명 n번방)를 만들었다. 갓갓은 지난해 2월 자신의 방을 ‘와치맨’에게 물려주고 돌연 자취를 감췄다. 와치맨은 그해 9월 잠적했다. 이들이 떠난 자리에 비슷한 형태의 방이 물밀 듯 생겨났다. 현재 ‘박사’의 방이 가장 악랄하다. 



성착취 문화에 대한 취재를 시작한 지난해 초. 음란물을 주고받는 사이트 ‘AV스눕’에서 의문의 링크를 발견했다. 텔레그램으로 연동되는 경로였다. 전화번호와 이름만 입력하면 가입이 가능했다(가입 후 번호는 비공개로, 이름은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생기고 없어지기를 반복하는 수많은 방 중 와치맨이 관리하는 ‘고담방’이 메인이었다. 총 8개로 구성된 n번방에 입장하는 첫 관문이었다. 잠입 당시 고담방에는 2000명 정도가 모여 있었다. 여기서 바로 n번방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고담방에서 파생된 방으로 넘어가 인증을 거쳐야만 n번방 링크를 받을 수 있었다.


그해 7월 30일 기준으로 고담방에서 파생된 방은 4개였고, 총 7000여명이 참여하고 있었다. n번방에 참여하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와치맨 혼자 관리하기는 역부족 같았다. 매니저를 고용해 권한 일부를 위임한 듯 보였다. 

고담방과 파생방이 그저 단순한 관문은 아니었다. 잠복을 하며 파생방 한 곳에서 직접 본 음란물만 3000개가 넘었다. 상업적으로 촬영한 포르노도 있었지만 상당수는 아동을 강간하는 영상물 같은 불법촬영물이었다. 

음란 메시지는 하루 동안 보통 1만5000여건이나 오고 갔다. 자신이 소유한 음란물을 올리지 않거나 성희롱 대화에 참여하지 않으면 강제퇴장을 당했다. 특히 직접 찍은 불법촬영물은 값을 잘 쳐줬다. n번방 프리패스 티켓과 같았다.


링크를 받는 방법은 음란물 공유 외에도 다양했다. 방장의 성향이나 그날 그날 이벤트에 따라 달라졌다. 공유할 만한 음란물이 없었던 취재진은 운이 좋게도(?) 5시간 만에 n번방 링크를 얻을 수 있었다. 대화를 많이 했다간 신분이 들통날 것 같아 망설이던 사이, 당시 방장이 비교적 너그러운 제안을 했다. 그는 ‘일본 애니메이션 여아 사진으로 프로필을 변경하면 입장시켜주겠다’는 공지를 내렸다. 서둘러 변경하고 링크를 받았다.



n번방은 이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곳엔 갓갓의 ‘노예’들이 있었다. 피해자는 대부분 중학생쯤으로 보였다. 개처럼 짖고 있는 아이들, 남성 공중화장실에서 나체로 바닥에 널브러진 아이들을 내 눈으로 직접 봤다. 카메라를 응시하며 자위를 하는 영상은 기본이었다. 영상마다 성기가 모두 드러나 있었다. 지시에 따라 영상물을 직접 촬영해 보내는 것 같았다. 몇개를 보고 나니 현실감각이 사라졌다. 그날 밤 지옥 같은 꿈을 꿨다.


n번방 창시자인 갓갓은 지난해 2월 n번방 권한을 모두 와치맨에게 넘기고 텔레그램 세계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갓갓의 위세는 와치맨과 방에 참여하는 관전자들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갓갓이 만들고 와치맨이 운영하던 n번방은 총 8개다. 각 방마다 노예는 3~4명이었고 합하면 20~30명 정도였다. 이 방에서는 “이정도 되면 누구 하나 죽는 애 나와야하는데 죽었다는 소리 못 들어봄ㅋ 한 명만 죽어도 본보기 오질텐데 경찰들은 매일 처놀기만 하고” 같은 조롱의 말들이 오갔다.


노예들은 왜 꼼짝없이 당하고 있었을까. 아이들이 노예로 전락하는 과정은 갓갓의 입을 통해 전해졌고 와치맨이 이를 널리 알렸다. 설명을 종합해보면 범행은 주로 트위터에서 이뤄졌다. 상대적으로 수위가 높은 게시물을 올린 미성년자를 선별한 뒤 메시지를 발송했다. 경찰을 사칭하면서 겁을 주는 방식이다. 갓갓은 ‘게시물 신고가 접수됐으니 보내준 링크에 신상정보를 입력하고 조사에 응하라’고 제안했고 ‘아니면 부모님에게 연락하겠다’는 협박을 덧붙였다.


아이들이 신상정보를 내놓으면 그 때부터는 지옥이 시작됐다. ‘신원 확인을 해야 하니 얼굴이 나온 사진을 보내라’고 했다가 전신사진, 가슴이 드러나는 사진, 상의 탈의 사진 등을 요구했다. 어느 순간 멈칫하면 그 사이 신상정보로 알아낸 SNS 친구 목록을 캡처해 보냈다. ‘주변에 알리겠다’는 선전포고였다.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아이들은 사색이 됐다. 그렇게 노예가 됐다.


n번방의 놀이는 온라인 성착취에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노예를 오프라인으로 끌어냈다. 이날은 취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날 중 하루였다. 잠복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지난해 여름,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숙박업소로 추정되는 방에 갇혀있었다. 이 방에 성인 남성이 들어가 아이를 강간했다. 영상은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채팅방은 ‘이게 바로 그루밍이지’라는 환호로 떠들썩했다. 영상이 뜰 때마다 캡처해 경찰에 넘겼다. 하지만 어딘가에서 당하고 있을 아이에게는 이 모든 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죄책감과 구역질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다는 무력감에 며칠간 넋이 나갔다.


‘진짜’가 나타났다. 지난해 7월 모습을 드러낸 ‘박사’는 갓갓과 와치맨이 사라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세력을 넓히기 시작했다. 그는 총 3개의 방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중 하나는 150만원을 내야 입장이 가능했다(종종 20만원으로 할인하는 방도 있다). 모든 거래는 비트코인으로 이뤄졌다.



박사가 직접 운영하는 방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대신 그의 범행을 확인할 수 있는 방에 접근할 수 있었다. 철이 지나 더 이상 ‘신상’이 아니게 된, 희소성이 사라진 ‘박사의 작품’을 뒤늦게 공유하는 유사 노예방이었다. 음란물을 올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강제퇴장 당하는 과정을 몇 번 반복하고 나서야 입장이 가능했다.


이 방에서는 유행이 지나 더 이상 가치가 없어진 박사의 노예 영상들을 주고받았다. 박사는 하루에 노예 2명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했는데 주로 고액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미성년자를 유인한다고 했다. ‘모델을 해보지 않겠느냐’ ‘온라인 데이트 알바를 하지 않겠느냐’고 접근한 뒤 처음에는 수위가 높지 않은 사진을 요구했다. 채용 계약서를 써야한다며 신상정보도 쉽게 손에 넣었다. 아이들은 이정도 사진으로 고액을 벌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하지만 이후 수위는 높아졌다. 거부하면 그때부터 협박이 시작됐다.


박사가 모든 노예에게 공통으로 주문하는 사진이 있다. 신체 일부에 칼로 ‘노예’ ‘박사’ 등을 새긴 사진. 자신의 방 관전자들에게 ‘내가 만든 노예가 맞다’는 사실을 인증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인증사진이 올라오면 아이들은 물건 취급됐다. 그들은 ‘우리가 그루밍 해주자’며 설레어 했다. 박사는 특히 엽기적인 영상물을 사랑했다. 나체 상태에서 팬티를 머리에 뒤집어쓰라거나 발작을 일으키는 것처럼 눈을 뒤집고 몸을 파르르 떨며 영상을 찍으라는 요구를 했다. 이들은 모두 새끼손가락을 들고 있었다. ‘박사가 만든 작품’이라는 그만의 범행 시그니처였다. 사진과 관전자들의 발언 모두 경찰이 확인할 수 있도록 증거로 제출했다.


반복되는 잔인한 영상에 웬만큼 단련됐을 무렵, 마주한 영상은 꽤 오래 말을 잃게 했다. 여성의 몸안에 애벌레들이 기어 다녔다. 상업 포르노도, 각본을 짜고 연기를 하는 것도 아니었다. 며칠 동안 악몽에 시달렸다. 눈만 감으면 그 장면이 떠올랐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괴로워하던 피해자의 몸부림을 잊을 수가 없었다.

[출처]http://m.kmib.co.kr/view.asp?arcid=0014327469#RedyAi



경찰이 미성년자와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촬영하게 하고 이를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에 유포한 20대 남성의 신상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박사방에서 성착취 동영상을 돌려 본 26만여명의 가해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19일 “성착취 동영상을 온라인에 유포한 핵심 피의자 조모씨의 신상을 공개할지 검토하고 있다”며 “신상을 공개했을 경우 실익과 부작용 등을 살펴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할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조씨의 신상정보 공개를 검토하는 것은 이른바 ‘n번방 성착취 사건’의 심각성 때문이다. 여성단체로 구성된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은 신상정보가 모두 공개돼 평범한 일상을 보내기 힘든데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며 조씨의 신상 공개를 촉구했다.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와 이날 기준 9만 2000명이 동의한 상태다.


‘박사’로 불린 조씨는 경찰을 사칭해 피해자들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사진 등의 개인정보를 받아낸 뒤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면서 성착취 영상을 찍도록 강요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다. 경찰은 조씨가 암호화폐를 받는 유료 대화방을 운영하면서 성착취 영상을 유포한 주범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조씨를 포함해 n번방 사건에 연루된 14명의 피의자를 붙잡아 4명을 구속했다.


촉구시위팀은 이번 사건을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인신매매”로 규정하면서 n번방에서 성착취 동영상을 시청한 26만명의 처벌과 아동 유인 방지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조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흰색 마스크를 쓰고 법원에 출석한 조씨는 포승줄에 묶인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취재진을 피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도 답하지 않았다.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0319500160&wlog_tag3=naver#csidx83099209930a750b78b18dfe221c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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