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민주당원이 권양숙 여사 사칭해 보이스피싱...윤장현 전 광주시장 4억5천 피해..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전직대통령 부인을 사칭한 40대 여성에게 보이스피싱을 당해 총 4억 5천여 만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23일 광주지검과 전남지방경찰청에 의하면 11월 11일 전·현직 대통령 영부인을 사칭해 금품을 뜯어낸 A씨(49·여)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12월쯤 자신을 권양숙 여사라고 소개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윤 전 시장으로부터 4억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이면 재임기간이고, 연임을 위해 민주당 예비후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을 때라고 생각됩니다.

당시 A씨는 '권양숙입니다. 잘 지내시지요. 딸 비즈니스 문제로 곤란한 일이 생겼습니다. 5억원이 급히 필요하니 빌려주시면 곧 갚겠습니다'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윤장현 전 시장에게 보냈습니다.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하는 윤장현 전 시장의 연락처는 한때 민주당 선거운동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일부 자치단체장의 휴대전화 번호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는 또 현직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를 사칭, 광주와 전남지역 자치단체장 등 유력인사들에게도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추가적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의 문자메시자와 휴대전화 연락을 받은 대다수 자치단체장들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더 이상 연락을 받지 않았으나 윤 전 시장은 속아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래도 제가 살고 있는 광주광역시의 수장인 전직 시장이 재임 기간 이런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렵네요.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4차례에 걸쳐 총 4억 5000만원을 A씨의 딸 통장 등으로 보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시는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을 앞두고 있었고, 윤 시장은 재선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 여사의 부탁이라고 판단하고 거절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문자를 받은 일부 인사들은 A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기도 했으나 경상도 사투리로 응답하는 바람에 감쪽같이 속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A씨는 다른 인사에게도 자신을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라고 속여 접근했으나, 사기가 더는 통하지 않아 추가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사건은 A씨와 전화통화를 한 뒤 사기를 의심한 한 유력인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전모가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A씨와 관련된 계좌를 압수 수색해 피해를 밝혀냈구요.

A씨는 휴대전화 판매 일을 하고 있으며 사기 등 전과가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대통령 주변 인사를 사칭한 사기가 잇따른다는 보고를 받고 “대통령과 친인척, 청와대 인사 이름을 대고 돈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사기라 생각하고 신고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습니다.